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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면서 핸들에 묻은 빗방울을 쓸어냈다.


               열쇠로 문을 열고 놋쇠 손잡이를 당겨 들어간 가게 안은
               날씨 탓에 낮인데도 약간 어둡다. 일단은 전기 스위치에 손
               을 댔다가 이내 몸을 돌려 부엌 서랍을 뒤진다. 부스럭거리
               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유리 홀더에 끼워 놓은 초가 서너
               개 놓인다. 주황빛의 부드러운 촛불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촛불의 색깔은 석양 색과 비슷하다. 촛불의 흔들림은 마
               음을 차분하게 만들 때와 같은 파동이다.”
               소로리는 중얼거리며 따뜻한 촛불의 흔들리는 빛에 몸을
               맡긴다. 카운터 의자에 앉아 어깨 힘을 빼자 양팔이 맥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가만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반복했다. 창문을 통해 이따금
               나무들이 사락사락 흔들리는 소리가 기분 좋게 귀에 들어
               온다. 마음이 고요히 안정된 것을 느끼고 천천히 눈을 뜨자
               부엌 구석에 걸려 있는 액자 속의 동그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액자 속 도도는 어떤 말을 하고 싶은 듯 이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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