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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곁을 스쳐 지나가던 사람이 우산을 접고 있었다. 그제야 알
았다.
“아, 그쳤구나.”
소로리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진초록색 우산을 왼손에 바꿔
쥐고 안쪽 버튼을 누르자 물보라가 일면서 우산이 접혔다.
접은 우산을 가볍게 위아래로 흔드니 발밑이 젖어 들었다.
하늘과 소로리 사이를 가로막았던 우산이 사라지고 시야
가 넓어졌다. 머리 위에 펼쳐진 하늘은 아직 흐릿하긴 해도
확실히 비는 그쳤다. 시선을 빙 돌려 주변을 둘러본다. 소
로리가 카페 도도라는 이름의 가게를 시작했을 때, 몇 해
전에 불과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 거리에는 낡은 점포의 처
마들이 빽빽이 줄지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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