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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도로 양옆을 테이크아웃 커피점, 엄선된 재료를 사
                   용한다는 고급 빵집, 종류가 다양한 쿠키 전문점이나 프랜
                   차이즈 카페가 채우고 있다. 농장에서 직접 공수한 채소와
                   과일을 파는 청과물 가게에서는 과일을 이용한 샌드위치 등
                   도 판매하는 듯하다. 하나같이 커다란 통창이 있고 그레이
                   와 블랙을 베이스로 한 세련된 외부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그런 새로운 가게 한쪽에는 예부터 한결같은 모습의 가게
                   들도 언뜻언뜻 보인다. 빛바랜 오렌지색 비닐 차양이 드리
                   워진 양과자점은 소박한 슈크림이 간판 메뉴였을 것이다.
                   언덕 중턱에 있는 중화요리집은 라면과 군만두뿐 아니라
                   닭고기달걀덮밥과 소고기덮밥 같은 덮밥류부터 생선구이
                   정식까지 있다고, 누렇게 변한 손 글씨 메뉴판이 호소하고
                   있다. 새콤달콤한 소스가 특징인 달걀덮밥을 가장 많이 주
                   문한다고 들은 적 있다. 동네 어르신들이 신문을 읽으며 가
                   게 안에 앉아 있는 모습을 소로리도 예전에 종종 본 적이
                   있다. 노부부가 함께 운영하다가 수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
                   나자 부인과 아들이 함께 변함없는 맛을 잇고 있다는 소식
                   도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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