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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스크리브너(Scrivener)란?  ‘입출력’ 프로그램이다    워드프로세서는 왜 이처럼 자료 수집·정리 단계를 쏙 빼 놓은 모양

                         워드프로세서는
                                         새로 만들어져 있을까요? 워드프로세서라는 소프트웨어가 모방하

                                         려 했던 하드웨어의 원형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최초의 워드
 스크리브너는 워드프로세서에 만족하지 못한 작가들이 하나둘 힘을 보태 만들
                                         프로세서는 타자기를 본바탕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현실의 거대한
 어낸 프로그램입니다. 워드프로세서로도 문자를 입력해서 출력하는 데는 아무런
                                         타자기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것이 오늘날의 워드프로세서인 셈
 문제가 없는데, 그들은 대체 어떤 지점에서 불편을 느낀 것일까요?
                                         이지요.








 1 | 개발 배경


 글을 쓰려고 할 때, 우리는 자연스레 워드프로세서를 실행합니다.
                 워드프로세서의 기원 (타자기!)
 그리고 빈 화면에 첫 문장을 입력하는 것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지
                                         타자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필경사             筆耕士; Scrivener 가 일일이 손 글씨로
 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는 문서 작성의 첫 단계입니다. 그런데,
                                         작업해야 했습니다. 타자기가 제공하는 손쉬운 입출력 기능은 그
 이것이 정말로 ‘글쓰기’의 첫 단계일까요? 무슨 말이냐고요?
                                         자체로 혁명이었죠. 당시의 개발자들이 목표로 삼았던 지점은 단
                                         두 가지였습니다. ‘간편한 입력’과 ‘깨끗한 출력’! 그 외의 사항은 고
 워드프로세서는   사실 아무런 준비 없이 워드프로세서부터 덜컥 실행하는 사람은 없
                                         려할 바가 아니었어요. 사실 저 두 가지만 제대로 구현하기도 어려
  ‘글쓰기’ 프로그램일까?  을 거예요. 모니터 근처든 키보드 옆이든 잘 보이는 곳에 아이디어
                                         운 시절이었거든요.
 자료를 펼쳐 놓고 시작하겠죠. 목표로 하는 결과물이 소설이라면
                                         이후 PC가 보급되고 타자기의 기능이 워드프로세서로 이식된 뒤에
 시놉시스, 각본이라면 콘티, 논문이라면 연구 노트가 될 것이고요.
                                         도 이 전통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만약 아이디어 자료가 아직 정돈되지 않은 상태라면 어떨까요? 워

 드프로세서에 첫 문장을 입력해 볼 수는 있겠지만, 얼마 안 가 자료
                                이제는      한동안은 글쓰기를 직업으로 가진 분들도 이런 상황에 별 불만이
 부터 차근차근 정리하는 작업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
                     ‘글쓰기’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비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개선하려는 움
 의 구조와 순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칸을 채우는 일은 큰 의  필요한 시점
                                         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죠. 아주 최근의 경향입니다.
 미가 없으니까요. 아주 멋진 문장을 썼는데 배치할 자리가 없어서
                                         사실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창작 환경이 일원화되어 왔습니다. PC
 버려야만 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시죠?
                                         하나로 작업의 기획부터 출력까지 완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2D 이
 그렇다면 이렇게 결론을 내려 볼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워드프로
                                         미지를 예로 들어 봅시다. 포토샵 하나만 이용하면 기초적인 드로
 세서에 입력하는 첫 문장’이 아니라 ‘자료의 수집과 정리’에서 출발
                                         잉부터 시작해 이미지 편집, 애셋 관리, 출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
 하는 것이라고요.
                                         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죠. 이후 추가 작업을 위해 파일 형식을 변환

                                         하는 작업도 비교적 자유롭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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