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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일까? 나는 오히려 인도 사람들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장소에

             서 색다른 모습을 경험하는 것이, 자아와 내가 속한 문화집단
             의 특성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

             다. 요가와 명상을 하면서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는 있지만

             꼭 인도에서 하는 요가와 명상이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효과적
             일지는 미지수다. 반대로 인도만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과 다른

             장소라면 어디에서든 자아를 발견하고 성찰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따라서 여행에서는 여행하는 자인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

             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지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도 필요하다. 여행되는 것을 나의 즐거움과 호

             기심만을 충족하는 일방적인 소비 대상이 아니라, 겸손한 소통

             과 조심스러운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관계맺기의 대상으로 봐
             야 한다. 그러니 여행의 장소를 고를 때는 그곳이 어떤 곳이고

             또 그곳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도 부지런히 고민해야 한다. 이

             는 결국 ‘나 자신을 바로 알기’라는 여행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
             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인도의 핑크빛 도시 자이푸르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곳에
             서 요가나 명상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

             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반건조기후의 뜨거운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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