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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100선’을 추리는 일은 그 주제에 대한 나름의 관점을 제시하는 좋은

방법이다. 피아노 음악에 대해서도 같으리라 믿는다.
개별 곡이 아니라 ‘소품집’이나 ‘작품집’을 선정하기도 했다. 3악

장이나 4악장으로 이루어진 유명 소나타나 협주곡들은 30분 넘게
이어지더라도 대부분 ‘하나의’ 작품으로 여긴다. 피아노 음악뿐만

아니라 교향곡이나 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오페라도 하나의 작품이
다. 그래서 나는 대표적인 한 곡만 선택하기도 하고 작품집 전체를

살피기도 했으며, 마주르카 mazurka 나 연습곡(에튀드 étude ), 전주곡(프
렐류드 prelude ) 등 한 작곡가의 특정 장르 자체를 개괄하기도 하는 등

유연한 관점을 취했다. 어떤 작품은 음악적 완성도로, 어떤 작품은

역사적 중요성이나 피아노 파트의 탁월함을 이유로 선택했다. 리허
설이나 연주회를 하면서 좋은 기억이 있었거나 청중의 반응이 좋았
던 곡도 넣었다.

재즈 작품도 많이 포함했다. 재즈는 피아노 역사상 특별하고 중

요한 부분이다. 재즈곡들은 당시 잘 알려진 선율이나 노래를 바탕으
로 즉흥연주되었기 때문에 악보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피

아노는 처음부터 재즈의 중심이었다. 다행히 재즈 초창기의 녹음이
남아 있다. 이 녹음을 들어보면 즉흥 재즈 연주곡들이 클래식 작품

만큼 흥미롭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여러 세대 재즈 피아니
스트들은 악보로 남아 있지 않은 작품의 녹음을 연구하고 따라 하

고 경탄했다. 즉흥연주는 이 책에서 주로 의미하는 ‘작곡’은 아니지
만 분명 음악적이고 지적인 성취이며 피아노 음악 역사에서 한자리

를 차지할 만하다. 재즈는 훌륭한 피아노 연주에도 많은 영감을 주

들어가며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