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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금 오랜 시간 피아노 앞에 앉아 멋진 음악을 파고드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에게 취미이자 영감의 원천일 뿐 아니라 감정의 분출

                         구이자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피아노의 가장 멋진 점 중 하나는 선율과 화음을 동시에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선율과 화음을 쌓을 수도 있다. 피아노
                         가 그 자체로 ‘완성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악기 중 하

                         나라는 얘기다. 아무리 음색이 빼어난 악기라도 보통은 하나의 선율
                         만 연주할 수 있으므로 다른 선율과 합쳐져야 비로소 완전한 음악이

                         된다. 하지만 피아노는 그 자체로 충분하다. 피아노가 이토록 인기
                         를 끌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하프시코드나 오르간처럼 선율과

                         화음을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다른 건반악기도 있지만 이 악기들을

                         가정에 들이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이 선택한 악기를 어느 정도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
                         이라면 악기에서 음악이 샘솟는 경이로운 느낌을 잘 알 것이다. 제

                         빵사가 반죽이라는 재료를 손으로 눌러 다양한 모양과 형태로 빚어

                         내듯 연주자는 ‘소리라는 재료’를 사용해 음악을 빚어낸다. 모든 악
                         기가 연주자에게 이런 감각을 주지만 피아노는 단연 으뜸이다. 피아

                         노 음악은 매우 복잡해서 피아니스트는 특별한 방식으로 머리를 써
                         서 여러 음악적 실을 두 손으로 자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수 놓는

                         사람이 능숙하게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풍성한 효과를 내듯, 피아니
                         스트는 악보 위 수많은 음표로 미세하고 섬세한 소리를 빚으며 피아

                         노와 교감한다.
                            수세기 전 등장한 건반악기 음악으로는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 버

                         지널  virginal (하프시코드와 비슷한 피아노의 전신으로 16~17세기 영국에서





                         들어가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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