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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거나 빠져 있을 때가 아닌 것 같고요. 그러나 외로움이 누구에
                   게나 인생의 그림자처럼 반드시 따라붙는 것이라면 외로울 때

                   는 그냥 외로워해도 괜찮겠죠. 내 감정 때문에 굳이 나를 탓하지
                   는 말고요.




                                누구나 그렇다는데, 어째서 나는



                     그러나 누구나 그렇다기에 더욱 커지는 의문도 있습니다. 제

                   가 많이 했던 생각이기도 하고요. 바로 ‘누구나 그렇다는데 왜
                   나만 유독 외로움을 못 견딜까? 왜 나는 누구나 그런 것, 그럴

                   수도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가지’ 못할까?’ 하는 질문입

                   니다.
                     그래서 저는 때로 자괴감, 수치심, 혹은 죄책감 같은 것도 느

                   꼈습니다. 출구가 없어 보였어요. 누구나 겪는다는 자연스러운

                   일을 자연스럽게 넘기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문제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가 지나치게 나약한 것이라고 생각

                   했고, 그래서 외로움은 둘째 치고 내가 나라는 사실부터 문제

                   인 것 같았어요. 갑자기 문제가 엄청 커졌죠? 남들도 다 그렇다
                   는 말이 때로는 나의 문제를 더 크게 만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러

                   니 누구한테 하소연하기도 어렵고요. 하소연을 하면 잠시나마

                   조금 시원한 것 같았지만, 결국 그런 내가 바뀌는 것은 아니거든
                   요. 그래서 말을 하면 할수록 내가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을 스스





                   세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 어떻게 해야 할까요?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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