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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종이

                   하루의 마지막을 울려
                   나를 노동에서 풀려나게 하니
                   고독이여, 나 그대와 걸으리

                   숲의 가장자리를 함께 거닐든

                   버드나무 아래를 날아다니든
                   우리는 계속 한가로이 걸으리
                   들판을 건너 목초지를 내려가

                   앉아서 시냇물 거품을 바라보다

                   탐스러운 꽃마다 걸음을 멈추고
                   궁금해서 1시간을 허비해도 좋다네
                   조개껍질에 묻은 모래에서

                   자연의 주문을 해석해볼까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개울가에서
                   부드러운 소리에 귀기울일까
                   멀리서 울리는 종소리

                   산들바람에 달콤하게 녹아드네



                 시인이 묘사한 고독은 달아나고 싶은 도시의 답답함과 대비된
               다. 존 클레어에게 깊은 영향을 준 19세기 초 시인 제임스 톰슨

               James Thompson은 숨 막히는 도시의 특성을 “이 쇠붙이 같은 시

               대 / 이 쓰레기 같은 인생”이라고 읊었다. 그의 뒤를 잇는 피터 쿠
               티에Peter Courtier도 시 〈고독의 기쁨〉에서 이렇게 썼다. “군중


                                                     ‘산책’에 관하여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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