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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츠, 그리고 고독













              1820년 봄, 존 클레어John  Clare(1793~1864, 농민의 일상과 애환

            을 썼던 영국 시인—옮긴이)는 자작시 〈고독〉에 대해 존 키츠John
            Keats(1795~1821,  셰익스피어에  비견되던  영국의  천재  시인—옮긴이)와
            열렬히 의논하고 싶었다. 같은 출판사에서 시집을 내는 키츠를

            만나러 평생 처음으로 런던까지 갔지만, 키츠는 건강이 워낙 좋

            지 않아 시집 발행인인 존 테일러가 마련한 식사 자리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안타깝게도 클레어는 “거친 인생 여정을 함께 방
            랑하며 이따금 야생화를 따서 고독한 길을 달래는” 존경하는 그

            이와 평생 대면하지 못했다.

              대신 테일러가 두 젊은 시인들의 서신 교환을 중재했다. 테일
            러에 따르면 키츠는 〈고독〉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감정 표현보
            다 묘사가 너무 많다는 평을 했다고 한다. 그 말처럼 클레어의

            시는 주변 들판에서의 저녁으로 시작하여 자연에 대한 세세한

            관찰로 파고든다.




            30     1장|고독, 나 그대와 거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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