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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가장 상징적인 두 가지 직종 역시 걷기와 연관이 깊

            었다. 경찰관과 우편 배달원은 기본적인 교육과 건강한 신체가
            요구되는 야심찬 직업이었다. 순찰 중인 경찰관이 늘 존경과 애
            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1840년 이후 우편료를 선지불한 편지

            가 담긴 가방을 매고 거리를 걷는 집배원(플로라 톰슨 같은 여

            성 집배원도 있었다)은 영국 방방곡곡에서 시민의 생활 양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무슨 일에 종사하든 일요일은 고용주의 요구에서 해방되는

            자유로운 날이었다. 클레어는 1818년 작 〈일요일 산책〉에서 이

            변화를 그렸다.


                엿새간의 죄수, 먼지 낀 거미줄과

                퀴퀴한 헛간에서 벌어먹고 사는 삶,

                지친 농부는 주어진 나머지에 순응하고,
                천상의 혜택 속에서 감사하며 위로 받네
                그러나 사랑의 달콤한 맹세가 뒤쫓아 오는

                안식일의 산책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낀다네



               교회 출석은 관례였지만, 클레어는 자기도 모르게 주일 예배
            장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고 싶어 고심했다. “매주 교회에

            가는 이들 사이에서 나는 ‘교회로 부르는 종소리’를 저버리고 들

            판의 신앙을 찾는 사람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내가 그러는 것은
            교회가 싫어서가 아니라, 혼자 있는 즐거움과 흥겨운 리듬감에


            40     1장|고독, 나 그대와 거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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