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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 관해 얘기해야 하는 이유



               1997년 4월 노스레드강이 범람해서 미국 노스다코타 동부의 소도시

               그랜드포크스를 덮쳤다. 강물이 제방을 넘어 도시 안으로 2마일(약 3.2

               킬로미터) 넘게 밀고 들어왔다(재난에 컨설팅 전문가로 초빙받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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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자 로저 피엘크 주니어 Roger Pielke Jr.에게서 들은 내용이다).  인명 피
               해는 없었지만 주민 5만 명 대부분이 대피해야 했고, 청소비용만 수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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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 달러가 들었으며  전체 주택의 75퍼센트가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
               었다. 6

                 그랜드포크스 범람은 허리케인이나 지진과 달리 충분히 막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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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재난이었다. 모래주머니로 제방을 보강할 수도 있었다.  또 범람한
               물길을 사람들이 적게 사는 지역으로, 그러니까 학교·교회·주택 쪽

               이 아니라 농장 쪽으로 돌릴 수도 있었다.
                 그랜드포크스 주민들은 이미 여러 달 전부터 제방이 범람할지도 모

               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전해 겨울에 눈이 그레이트플레인스에 특

               히 많이 왔다. 게다가 미국 국립기상청은 눈이 녹아서 흐르는 물이 대
               량으로 발생하리라 예상하고 강의 수위를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49피

               트(약 14미터 90센티미터)로 예측했다.

                 그런데 작은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랜드포크스의 제방은 51피트(약
               15미터 50센티미터)로 축조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기상청의

               예측이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재앙과 같은 상황이 펼쳐질 게 불 보듯
               뻔했다.

                 그런데 실제 현실에서 강의 수위는 54피트(약 16미터 50센티미터)까






               318 | II. 움직이는 과녁을 맞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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