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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잊어버리고 침대 난간을 부여잡고 거의 짐승처럼 울부짖었어요. 그 와중에 수

                    시로 진행되는 내진은 얼마나 아팠는지 몰라요. 다시 10시간이 지났지만 아기는
                    좀처럼 나올 생각을 안 하는지 자궁문이 고작 3cm 열렸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이
                    상황에선 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못 참겠으면 무통주사를 놔주겠다고

                    해서 제발 놔달라고, 빨리 놔달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자연주의 출산 같은 건 잊어
                    버린 지 오래였죠.

                    결국 저를 48시간 동안 진통에 시달리게 한 아기는 제왕절개수술로 만날 수 있었
                    어요. 딸을 처음 마주한 순간, 제가 기대했던 감동은 느껴지지 않았어요. 심지어 낯
                    설게 느껴졌죠. 하긴, 유도분만으로 48시간 동안 진통을 하고 수술까지 했으니 그

                    럴 만도 한 걸까요?



                    첫아이를 유도분만으로 성공할 확률은 75%라고 해요. 유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
                    연분만이 안 될 가능성이 높아져서 12시간 이상 유도분만을 시도한 경우에는 40%
                    만이 자연분만에 성공한다고 해요. 저처럼 예정일을 훌쩍 넘겨 수술과 유도분만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저 같은 경우도 있으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세
                    요. 엄마가 덜 아파야 아이를 돌볼 힘이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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