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P. 20
3545
유도분만의
처절한 추억
분만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는 마치 대학 입학시험의 결과를 기다리는 아이마냥 하
루하루를 초조하게 보냈어요. 그런데 예정일이 지나도 전혀 진통이 없는 거예요.
원래 초산은 예정일보다 늦게 출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일주일을 더 기다렸는
데도 감감무소식이었어요. 매일 산을 타는 심정으로 22kg이나 불은 몸을 끌고 아
파트 계단을 오르내렸는데도 소용이 없었어요. 담당의사는 42주까지 1주를 더 기
다려보는 것과, 제왕절개를 하는 것, 그전에 유도분만 날짜를 잡아 시도해보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하라고 했어요. 42주까지 기다리는 것도 불안하고, 자연분만에 대
한 미련이 있었기에 유도분만을 시도하기로 했지요. 그런데 제가 유도분만이 뭔지
잘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전 막연히 유도분만을 하게 되면 몇 시간 만에 진통이
와서 자연분만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유도분만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저녁 늦게 오라고 해서 저녁 8시쯤 병원에 가 입
원 수속을 마친 후 분만복으로 갈아입고 질정제를 투입했어요. 주변의 침상에는
다른 임신부들이 진통으로 신음 중이었죠. 그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진통은 오는데 열두 시간이 지나도 자궁문이 열리지 않는 거예
요. 그래서 촉진제를 맞았는데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프고 10시간이 넘게 진통
을 했는데도 자궁문이 고작 2cm 열렸다지 뭐예요. 그래서 다시 촉진제를 맞았어
요. 두 번째 촉진제를 맞고 나니 진통이 급격히 심해졌어요. 호흡법이니 이성은 진
#3545임신출산상식사전 본문 최종.indd 276 2020-01-29 오후 3:5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