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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도 않고, 똑똑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
을 열심히 갈고닦는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조금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동화 속 주인공처럼 행운
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면 좋겠다.
“친척 아주머니들은 쓸데없이 남편감을 찾아봐 준다
고 참견이지만, 별 볼 일 없는 남자들 뿐이야! 무조건 나
만 좋아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그런 사람 없나? 잘생
겨서 얼굴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고, 돈도 많아서 펑펑 쓰
고 다닐 수 있게 해 줄 사람!”
자기도 모르게 투정하는 소리가 튀어나와 버렸다.
“당신이 원한다면 그런 사람 만날 수 있어.”
바로 옆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소리
가 난 쪽을 돌아보고 아사코는 숨을 삼켰다. 열린 창문
너머에 웬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는 얼굴이 새하얗고
예뻤지만, 눈에는 서늘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 이른 아침
인데도 아이 주위에만 어둠이 내려앉아 오싹 소름이 끼
쳤다.
아사코는 움찔하면서도 여자아이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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