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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장례식과 십자가 모양의 햇살

                              - 김범준(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세상물정의 물리학》 저자)

















                  《코스모스》의 맨 앞에는 “광대한 우주 그리고 무한한 시간, 이 속에서 같

                은 행성, 같은 시대를 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면서”라는 아름다운 헌

                정사가 나온다. 많은 독자, 특히 과학도에게 감동을 주는 멋진 말이다. 칼 세

                이건이 부인 앤 드루얀을 만난 것은 정말 희박한 확률의 사건이다. 이 광활한

                우주 안에는 모두 1,000억 개 정도의 은하가 있고, 그중 하나인 우리은하에는
                또 1,000억 개 이상의 별들이 있다. 그 수많은 별 중 하나인 태양의 주위를 도

                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 그리고 그 작은 지구 위에서 또 우리 각자가 사는 작은

                공간을 떠올려보라. 칼 세이건이 앤 드루얀을 만나 첫눈에 반할 확률은 ‘엄청’

                이라는 단어로 수식하기에도 멋쩍을 정도로 낮다.

                  그뿐 아니다.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
                다.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야 한다. 우주의 나이 138억 년과 아직 오지 않은

                끝없는 미래를 생각하면 칼 세이건이 앤 드루얀과 (동시에 살아 있으면서, 서로






                                                                       추천의 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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