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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그가 젊은 시절에 경도됐던 유대교 신비주의, 하시디즘의 영
           향이 짙게 배어 있는 듯합니다. 그런 부버가 대표작 《나와 너・대

           화Ich und Du・Zweitsprache》에 이런 문장을 적어놓았습니다. “모든 참

           된 삶은 만남이다.”
             우리의 인생은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만남이며 만남을 통해

           인생이 변해간다는 의미입니다.

             관계성을 중시했던 부버이기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인생은
           부버의 말처럼 순간순간의 만남으로 변화를 거듭합니다. 그렇

           게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 살아가는 게 가장 괜찮은 선택입

           니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강물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면서 사는
           것이지요. 인간의 힘으로는 순간순간의 흐름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을 저는 종종 연날리기에 비유합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연이 날지 않는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아무리 필사적으로 뛰어도, 설사 엄청나
           게 잘 만든 고성능 연이라도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 반면에 좋

           은 바람이 불고 있다면 그다지 애쓰지 않아도 연은 훨훨 날아갈

           것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해도

           안 풀리지만 반대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무엇을 해도 대체로

           잘 풀립니다. 그러니 바람이 불지 않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면 버






           24                                           인생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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