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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한 건반악기–옮긴이) 음악이나 17~18세기 하프시코드                 harpsichord
                    음악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피아노가 등장한 시점을 진정한 건

                    반악기 음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간단히 말하면 깃털로 현을 뜯어
                    소리를 내는 하프시코드나 작은 금속봉인 탄젠트로 현을 두드리는

                    클라비코드    clavichord 가 18세기 들어 펠트를 씌운 해머를 장착한 피아
                    노로 대체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이런 발명 덕분에 현을 다른 방

                    식으로 ‘두드릴’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표현이 가능해졌다. 하프시
                    코드와 달리 피아노는 연주자 마음대로 음을 크게 내거나 부드럽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비코드로도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피아노에 비하면 표현 범위는 훨씬 제한적이다. 피아노 제작자들이

                    피아노 프레임의 크기와 강도를 늘리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피아노

                    의 음역은 더욱 넓어지고 음이 넓게 뻗어나갈 수 있었다.
                      피아노 음악은 초기 건반악기 음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피아노
                    는 연주자와 청중 사이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었고, 19세기 초 일반

                    대중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 애호가의 가정에 필수품이

                    되었다. 가족 중에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없어도 집에 피아노 한 대
                    쯤은 당연히 있어야 했다. 1870년대 프랑스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

                    베르 Gustave Flaubert 는 《통상 관념 사전 Dictionary of Accepted Ideas 》에서 피아노
                    를 “살롱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으로 묘사했고, 20세기 초 미국 대

                    통령 캘빈 쿨리지     Calvin Coolidge 는 “성경과 피아노가 없는 가정은 상상
                    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설문조사를 해보면 피아노는 여

                    전히 사람들이 가장 연주하고 싶어하는 악기다.
                      오늘날 피아노는 압축 펠트로 감싼 해머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

                    본적으로 초기의 피아노와 작동방식이 같다. 전자기기 시대의 그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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