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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HISTORY &                정치 POLITICS


            Q5. 괌의 주인 차모로 사람들은 누구인가?
            오늘날 괌의 인구는 약 16만 명. 그 3명 중 1명은 옛 원주민
        STORY
            차모로인의 후예들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천 년 전 동남
            아에서 이주해 온 그들은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 구릿
            빛 피부를 가졌다. 16세기 스페인 군대의 유입과 함께 온
            갖 살육과 전염병의 창궐로 많은 차모로인이 목숨을 잃고,
            다양한 인종과 섞이면서 오늘날 순수한 차모로의 핏줄은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차모로 어린이들
            거의 찾아볼 수 없다.

            Q6. 괌과 마젤란, 그리고 괌은 어떻게 미국 땅이 되었나?
            괌에 첫발을 들인 서양인은 스페인의 항해사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이다. 1521년 3월 스페인 국왕의 명
            을 받아 서태평양 항해를 이어가던 마젤란의 배가 괌 연안에 접어들자 차모로인들의 아웃리거 카누 수백 척이 그들을 향해
            몰려들었다. 그 광경이 꽤 인상 깊었던 마젤란은 괌을 ‘항해의 섬’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온 그들은 마젤란의 배
            에서 온갖 항해 도구들을 잡히는 대로 떼어내 달아났다. 그래서 괌을 ‘도둑들의 섬’이라 부르기도 했다.
            마젤란이 다녀간 이후로도 한동안 괌은 차모로인들의 평화로운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1565년부터 필리핀과 남미 대륙
            을 오가는 서구 열강 무역선들의 ‘휴게소’ 역할을 하게 되면서 1668년 스페인의 실효적 지배 아래 들어가게 되었다. 괌을 호
            령하던 원주민 차모로인들은 이때부터 수백 년 동안 전쟁과 전염병 등으로 고통받는 삶을 살았다.
            괌이 처음으로 미국의 손에 들어간 것은 1898년. 약 2백 년간 괌을 지배했던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파리조약에 따
            라 미국이 괌을 지배하게 되었고, 이와 함께 미국은 태평양의 패권국이 되었다. 제2차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잠
            시 일본군이 괌을 점령하기도 했다. 일본군은 차모로인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전쟁 위안부로 삼기도 했는데, 그들의
            치밀한 잔혹함은 괌 사람들에게도 많은 상처를 남겼다. 1944년 이후 괌은 줄곧 미국의 영향력 아래 머물며 오늘날에 이르
            렀다. 괌 기본법(Guam Organic Act)에 의해 입법, 사법, 행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독립된 자치 정부이기에 미국 대통령 선거
            권을 가지지도 않고, 50개 주에 포함되지도 않는 독특한 정부 형태를 지닌다.


             하갓냐의 남쪽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산타 아구에다 요새.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지배의 장소였고,
             차모로 사람들에게는 억압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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