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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대단한 요리사도 아닌 내가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자신감과 힘을 불어넣어 주는 건

               어린 시절부터 엄마와 긴 시간 꾸준히 만들어온 몇 가지 음식이다.
               중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 대학생이 될 때까지는 직접 키운

               매실로 청과 절임을 만들어 매일 먹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렇게 자연스럽게 익힌 음식과
               입맛이 내 요리의 바탕이 되어 있었다. 생활에 스며 있는

               음식들이 내 요리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그 특징을 보여주는 재료가 바로 매실이다.

               이제는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초가 되면 푸르고 단단한 매실로
               절임을 만들고, 2~3주 뒤 속이 좀 더 노래진 매실을 이용해
               향긋한 매실청을 담는다. 그리고 2~3주가 지나면 겉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하고 향이 더 짙어진 매실로 우메보시를 만든다.



               이렇게 매실 작업을 끝내야
               비로소 새해가 시작되는 기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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