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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조의 전설을 떠올릴 때마다 그들이 각자 경험했던 다른 세

                 상의 모습을 함께 공유하고 공감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본다. 그

                 랬다면 공명조는 다투지 않고 서로를 위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

                 래하지 않았을까. 이들의 죽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

                 으로는 지금 시대의 관계가 서로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공명조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공명조의 이야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2–1=0’이라는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2는 ‘나와 너’로 이루어진 관계를 상징한다. 여기

                 에서 1을 뺀다는 것은 내가 싫어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를 제
                 거한다는 뜻이다. 성격이 싫어서, 태도가 불순해서, 말이 통하지


                 않아서 멀리했던 수많은 ‘너’를 과감히 인생에서 빼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너’를 없애면 당장은 앓던 이를 뺀 것처럼 통쾌하고 홀가


                 분한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공명조처
                 럼 자기 자신 역시 모두의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특히 개인의 관계에서 이런 상황은 자주 반복된다. 불편하고 못

                 마땅한 상대가 사라지면 마냥 행복한 상황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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