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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반드시 등장한다.  마음껏 울 수 있도
                        록 큰 손으로 숨겨주기도 하고, 내내 투덜거리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에는 방패막이가 되어준다. 또 어느 순간에는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

                        로 주인공을 각성시켜 주기도 한다. 그리고 여지없이 그 반대편에는
                        계략과 음모의 고수들이 등장해서 주인공을 끌어내리려고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다.

                          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훨씬 밋밋하다. 일터에서는 이상적인 멘토
                        나 나를 끌어내리려는 강력한 빌런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럭저

                        럭 배울 만한 면이 있는 동료와 신경에 거슬리는 동료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일테면 건포도 백설기와 콩 백설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고
                        나 할까. 아, 그러고 보니 건포도 백설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 들었다. 그들을 위해 다른 비유를 들자면, 꿀 송편과 검은콩 송편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지금까지 검은콩 송편을 두어
                        번 먹어봤는데 꽤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어쨌든 이 비유의 초점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다 고만고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들 어디 하나가 아쉽고 부족하다. 업무 지식은
                        해박하지만 기존 방식만 고집해서 답답한 사람, 일은 똑 부러지게 하

                        는데 너무 바빠서 후배들을 신경 쓰지 못하는 사람, 혼자서는 성과를

                        잘 내지만 같이 일할 때는 주변을 힘들게 하는 사람, 배울 게 많긴 하
                        지만 나에게는 잡무만 맡기는 사람 등등. 롤 모델로 삼을 멋진 멘토

                        는커녕 그럭저럭 도움 되는 동료를 만나기조차 쉽지 않다. 그러다 보

                        니 절로 한탄이 나온다.





                         PROLOGUE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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