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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방식으로 행복할 수 없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
야 재밌고, 모바일 게임에 현질(현금 결제)도 해야 하고. 옷도 사
야 하는데, 어떻게 15만 원으로 되냐고.”
“부수입이 약간 있긴 해.”
B는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어이없이 웃는다. 카지노 룰
렛 기계의 불법 조작 장치라도 발견한 양 적개심 가득한 얼굴
이다.
“글 써서 원고료도 조금 받고, 운 좋으면 상금도 들어오니까.
뭐 썩 나쁘지는 않지.”
B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진다.
“그럼 돈 드는 취미 가진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영화는 당연
히 영화관 아닌가. 게임은 현질해야 할 맛이 나고.”
나는 뭐라 위로를 건네야 할지 망설였다. 잔인하게도 또 숫
자를 굴렸기 때문이다. 왜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할까. 신
작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좋은 작품 리스트를 확보해두었다가
천천히 봐도 괜찮다. 어차피 쏟아지는 영화들을 모두 챙겨 볼
순 없으니 나중에 느긋한 시기에 챙겨보는 것도 좋다(영화 가격
이 저렴해지니 용돈도 절약할 수 있고).
88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