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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엮인 활유어에게 움직임이란 지극히 기초적인 수준이
었다. 활유어는 먹이가 흘러들어올 때마다 아무 쪽으로나 꼼
지락거리면서 장소를 옮겨 자리잡았다. 그러고는 희미한 그
림자만 드리워도 다른 곳으로 잽싸게 몸을 옮겼다. 하지만 포
식자와 피식자는 사냥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더 빠르게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운동체계를 발달시키기 시작했다. 새롭게
등장한 이런 생물들은 주변 환경에 맞는 방식으로, 먹잇감 쪽
으로 또는 위협을 피해 의식적으로 달리고 몸을 돌리고 잠수
할 수 있었다.
생물이 멀리서도 뭔가를 감지하고 더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진화는 이런 과업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생물
을 선호했다. 만약 어떤 생물이 먹잇감을 향해 너무 천천히
움직인다면 다른 생물이 먼저 그 먹잇감을 잡아채 먹어버린
다. 만약 오지도 않을 잠재적 위협을 피해 도망가느라 에너지
를 다 써버렸다면 그들은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르는 자원을
허비해버린 셈이다. 생존하려면 에너지 효율이 필수 조건이
었다.
에너지 효율은 일종의 예산budget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
기 쉽다. 재무예산은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파악한다.
당신의 몸을 위한 예산 역시 이와 비슷하게 수분, 염분, 포도
당과 같은 자원들을 얼마나 얻거나 잃었는지 파악한다.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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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강_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