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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있어야 포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고의적

            섭식은 뇌가 발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캄브리아기에 포식자가 출현함으로써 지구는 경쟁이 더

            심하고 위험한 곳으로 탈바꿈되었다. 잡아먹는 자(포식자)나
            먹히는 자(피식자) 모두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를 더 많이 감

            지하도록 진화했다. 그들의 감각계는 더 정교하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활유어는 빛과 어둠만 구별할 수 있었지만 새로 등

            장한 생물들은 실제로 볼 수 있었다. 활유어는 단순한 피부
            감각만 갖고 있는 데 반해 새로 등장한 생물들은 촉각이 더

            민감하게 진화해서 물속에서 신체의 움직임을 온전히 느끼
            고 진동으로 대상을 감지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상어는 촉

            각을 사용해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한다.
               감각이 더 발달하면서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저 멀리 있는 희끄무레한 것이 먹을 만한 것일까, 아니면 내
            가 저것에게 잡아먹힐까?’가 되었다. 주변 환경을 더 잘 감

            지하는 생물은 살아남아 성장할 가능성이 더 컸다. 활유어들
            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주인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환경을

            감지하지 못한 반면, 새로이 출현한 생물들은 감지할 수 있
            었다.

               포식자와 피식자 모두 서로에게서 새로운 능력을 부여받
            았다. 바로 더 정교한 움직임이다.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이



            24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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