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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과 독일은 한국보다 먼저 진입했고, 중국도 몇
             십 년 뒤처졌을 뿐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

             으며, 성장률 하락은 선진국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 있는 국가에 나타

             나리라고 예측할 수 있는 현상이다. 물론 성장률이 50년 가까이 하락

             해왔다고 해서 한국이 누리고 있는 물질적 행복이 환상이라는 뜻도,
             생활 수준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뜻도 아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이 생활 수준과 기술에서 선진국 경제로의 이행에

             있다면, 다음에는 어떤 상황을 맞이할까?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

             험하는 성장은 어떤 모습일까? 이 책에서 내가 미국을 예로 들어 지
             적하려는 점은, 한국과 같은 선진국화의 경제 국가에서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으며 이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레오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불행하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격언을

             경제 성장 개념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1950년대에 ‘불행한’ 한

             국이 직면한 상황은 독특했다. 그 상황은 일본이나 중국이나 독일이

             직면했던 상황과 같지 않았고, 오늘날 나이지리아나 말라위 같은 국
             가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는 더더욱 같지 않다. 한국이 선진국 경제

             에 도달할 수 있었던 까닭을 파악하려면 개개인이 그러한 상황을 이

             해해야 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깨달아야 한다.

               일단 ‘행복한’ 위치에 도달하고 나면, 비슷한 입장의 다른 경제 국
             가들이 겪는 일들에서 한국 경제 성장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다른

             선진 경제 국가들은 높은 생활 수준에서 비롯된 몇 가지 영향력의 결

             과를 예외 없이 드러내고 있으며, 한국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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