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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좋은 사람들이나, 어렸을 때부터 꾸준하게 수학 공부를 해왔던 사
람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나 같은 수포자에게 적용되는 얘기는 결코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무념무상으로 공부를 한 지 두 시간쯤 지났을까?
느닷없이 낮에 느꼈던 그 섬찟한 기운이 또다시 내 두 귀를 스쳤다.
‘아니, 왜 또? 하루에 이렇게 연달아서 신호가 온 적은 없었는데?’
이내 머리에 아찔한 충격이 시작됐다. 아까 낮에 느낀 고통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통증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나는 바로 책상 스탠드의 불을 끄고선 침대
위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눈앞은 역시나 온통 시꺼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정신을 깜박 놓기라도 하면 기절할 것 같은 고통이 머리에서부
터 온몸으로 마구 퍼져 나갔다.
몸을 바로 누워 눈을 감고선 아찔함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써 정신을
집중했다. 내일은 반드시 병원에 가 보리라고 다짐하며.
그렇게 몇 분이나 힘겨운 사투를 벌였을까.
마침내 아찔함이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바짝 긴장하고 있던 온몸의 힘이 탁 풀리면서 내 몸은
무겁게 축 가라앉았다. 이내 침대에 빨려 들어갈 듯이 마구 잠이 쏟아
졌다.
그때. 문득 불안함이 엄습했다.
마치… 지금 잠에 들면 뭔지 몰라도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
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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