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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
부동산과 저축액은 대충 얼마 정도 되는지 알고 있었지만, 연

금과 보험은 얼마나 납입했는지 전혀 몰랐다. 가입한 금융상품들

이 언제 만기인지도 모른 채 매월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있었
다. ‘어차피 그래 봐야 얼마 안 될 거야’라며 확인하는 것도 차일

피일 미뤘었다.
그러나 이제 돈 관리를 시작하기로 한 이상 무작정 회피할 문

제가 아니었다. 우리 집 자산을 정확히 파악할 때가 왔다. 돈을 불
리고 싶다는 생각에 투자에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투자하기 전에

자산 파악이 먼저였다.

나는 경영관리실과 경영기획팀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며 회사
의 재정 상태를 파악하고 재정을 관리하는 법을 배웠다. 퇴사 후

방황하던 시절, 내게 남은 건 고작 엑셀을 다루는 능력뿐인데, 이

걸 어디다 써먹느냐고 한탄하곤 했다. 그런데 하찮은 재주라고
생각했던 그 능력이 돈 관리에 요긴하게 사용될 줄이야!

우리 집 재정을 관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회사에서 배웠
던 지식과 엑셀은 큰 도움이 되었다.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머릿

속에 자산을 어떻게 분류해 파악하면 될지 그림이 그려졌다.
그중 하나가 월말 결산이 끝나면 정리해 보고하던 ‘대차대조표’

였다. 대차대조표라는 용어 자체가 어려운데, 간단히 말하면 일정

시점의 재무 상태를 나타내는 보고서다. 회사에서는 돈이 계속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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