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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없다. 며칠 지나면 한국인 이웃을 금방 만나게 되고, 비슷한 처지

                  의 한국 엄마들과 서로 의지하며 지내게 되니까. 하지만 캐나다인 친

                  구들을 사귀는 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캐나다에 가기 전부터 아이들에 대한 목표는 딱 두 가지였다.

                  다른 나라에서 색다르고 멋진 경험을 마음껏 해보는 것, 그리고 소통

                  언어로서의 영어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무엇보다 아이들에
                  게 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인 한국에서 채우기 어려운 부분, 즉 영어

                  로 편안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었다. 가끔 캐

                  나다에서 영어 학습 과외를 시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학문적 수

                  업은 한국에서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캐나다에 있는 2년

                  동안 읽기와 쓰기는 학교 교육에 온전히 맡기고, 대신 방과 후에 영

                  어로 의사소통할 환경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주고자 했다.

                        먼저 나는 아들과 조카 친구들의 부모와 친해지려고 노력했

                  다. 부모가 먼저 친해져야 아이들도 서로 만날 일이 늘고 이 집 저 집

                  오가면서 어울릴 일도 더 생긴다. 놀다 보면 영어를 듣고 말하는 실
                  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지 않겠는가.

                        캐나다 엄마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을 지금 와서 돌

                  이켜보면 내 자신이 참 가상하다. 누군가는 ‘뭘 굳이 그렇게까지 해

                  야 해?’ 하고 눈살을 찌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관계라는 게

                  노력 없이 얻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다분히 의도적

                  인 관계일지라도 시간의 더께를 입으면 진한 우정이 자리 잡는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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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와 간다면 캐나다 최종.indd   126                                             2020-10-11   오후 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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