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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느 시점이 되면 속으로 내가 허풍쟁이라고, 심지어는
내가 얘기를 꾸며내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가 열네 살 때
뉴욕 올버니 교구에서 올해의 가톨릭 소년으로 지명되었다거나,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다섯 종목의 스포츠 선수였다는 말까지 하
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나를 순 떠버리라거나 상당한 헛소
리꾼이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당신은 내가 이야기할 때 당신 눈
을 들여다보면서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을 주의 깊게 듣는다는 사실
을 발견할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당신의 삶, 당신의 의견,
당신의 세계관에 얼마나 흥미를 보이는지를 알면 당신은 깜짝 놀
랄지도 모른다.
당신이 나를 다시 만나는 데 동의한다면, 우리는 마침내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시간이 가면, 나한테서 당신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
들이 당신 눈에 보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나는 이따금 거짓말을
하다 걸리거나 때때로 당신이 초대한 행사에 나타나지 않아서 당
신을 실망시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가벼운 자기도취증과 주
기적으로 발병하는 이기주의에도, 우리는 즐겁게 지낼 것이다. 나
도 원래는 보통 남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내가 경계 사이코패스 borderline psychopath 라는 점만
빼면.
들어가며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