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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히 가족의 뇌 스캔 사진 더미에 어쩌다 다른 테이블 위 사진이

              섞였으리라 여겼다. 난 평소에도 한꺼번에 연구를 여럿 진행하는

              터라 아무리 일의 체계를 유지하려 애써도 물건이 잘못 놓이는 일
              이 다반사였다. 불행히도 우리는 스캔 사진을 익명으로 유지하려

              고 사진마다 암호를 설정해 뇌 사진 주인의 이름을 숨겨놓은 상태

              였다. 실수한 게 틀림없다고 생각한 나는 연구실 보조연구원에게

              암호를 풀어달라고 했다.
                그 사진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낸 다음에도, 나는 실수가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홧김에 그 보조연구원을 시켜 스캐너뿐

              아니라 영상과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다른 보조연구원들이 남

              긴 기록까지 모조리 점검하게 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무런 실수
              도 없었다.

                그 뇌 스캔 사진의 주인공은 나였다.






              | 나는 사이코패스다




              잠깐만 상상해보자.

                화창하고 따듯한 토요일 아침, 당신은 집 근처 공원을 거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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