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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은 모든 세대에 걸쳐 나타난다. 우리가 배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옳으며 다른 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철
                석같이 믿기도 한다. 우리가 그 방식에 길들여진 것일지
                도 모른다는 의심 따위는 거의 하지 않는다.

                    유년기를 아무리 풍요롭게 보냈다 하더라도 트라우
                마를 경험할 수 있다. 엄마 배 속에서 우주의 심박동과
                연결됐던 아기는 갑자기 세상 밖으로 끌려나와 잃어버린

                연결을 다시 찾으려 애써야 한다. 종교(religion의 어원은
                ‘인간과 신 사이의 결속’을 뜻하는 religio 또는 ‘다시 연

                결한다’는 뜻의 라틴어 religare다)도 사실은 잃어버린 우
                주와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탐색이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빈곤, 기아, 다양한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은 세

                상과 처음 만나면서 자기감에 충격을 받는다. 그들은 더
                깊은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자신을 보호하느라 어린 시

                절부터 감정적・인지적・감각적 능력을 억제한다. 그 결
                과 교도소에 들어가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소시오패스나
                성격 이상자로 성장하기도 한다.

                    애석하게도, 내면이 이렇게 황폐한 사람은 성장과
                변화를 이뤄낼 가능성이 비참할 정도로 낮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 자신을 내놓아야 하

                는데, 그 일이 너무 공포스럽기 때문이다. 타고난 본성과
                사회화된 자신 사이에서 우리 대부분은 그저 신경증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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