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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특별하고 독특하다. 게임은 뇌가 씹어먹기 좋게 농축한 청크(chunk)다. 추상과 상징
                    으로 되어 있는 게임은 두뇌가 받아들이기 쉽다. 게임은 형식 시스템이므로 집중에 방해되는

                    세부적인 요소는 제거되어 있다. 보통 뇌가 복잡한 현실을 게임만큼 명료하게 만들려면 노력
                    을 많이 들여야 한다.


                    달리 말하면, 게임은 매우 원초적이며 강력한 학습 도구의 역할을 한다. 책에서 ‘지도는 영토
                    가 아니다’*라는 글을 읽는 것과 게임에서 내 군대가 상대방에게 박살 나는 상황을 만나는 것
                    은 전혀 다르다. 게임에서 군대가 박살 난 이유가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지도 때문이

                    라면 실제로 수많은 병사를 잃어 고향으로 돌려보내지 못하는 불행을 겪지 않고서도 이 중요
                    한 교훈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장난감과 게임의 차이, 놀이와 스포츠의 차이도 구분하기만 까다롭지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장난감은 게임과 달리 무의미한 놀이라든지, 놀이는 목표가 없
                    고 게임은 목표가 있다든지, 역할 놀이는 놀이일 뿐 게임이 아니라는 등의 이야기는 수없이

                    나왔다.

                    게임 디자이너에게는 이런 구분이 유용한 지침이므로 쓸모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모두 같은 것이다. 아마도 이 때문에 언어로 ‘놀이’, ‘게임’, ‘스포츠’를 명확하게 구

                    분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목표 지향적인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특정 패턴을 인식하는 과정
                    이고, 역할 놀이는 또 다른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다. 둘 다 ‘인간의 경험을 상징화해서 표현함
                    으로써 패턴의 형태를 연습하고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같은 영역에 속한다.


                    책과 게임의 핵심적인 차이를 생각해보자. 책은 뇌의 이성적이고 의식적인 부분을 잘 사용한
                    다. 정말 좋은 독자는 의식적인 부분에서 정보를 빨아들여 무의식적인 직관의 영역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책은 절대로 게임이 하는 것처럼 꿰는 과정을 가속시켜줄 수 없
                    다. 왜냐하면 책을 통해서는 패턴을 연습하거나 조합을 돌려볼 수 없으며,* 피드백을 받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056  Chapter 3  게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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