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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게임이란 무엇인가?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앞서 제시한 ‘게임’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 요소가 있다. 게임이 자신만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설명한다. 게임을 시뮬레이션, 형식 시스템, 혹은 하위징아가 말했던
현실에서 분리된 ‘마법의 원’ 등으로 묘사한다. 게임에서는 갈등뿐만 아니라 선택이나 규칙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현실이 아니라 현실을 흉내 내는 것이라고 많이 정의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게임은 매우 현실적이다. 게임은 세상의 패턴을 상징화해서 묘사하므로
마치 현실을 추상화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게임과 뇌가 사물을 시각화하는 행동에는 공통
점이 있는데, 우리가 현실을 인지한다는 건 뇌가 현실을 추상화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추상화 과정을 세탁이라고 부른다.
묘사된 패턴은 현실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틱택토가 전쟁을 훌륭하게
묘사한 게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인식하는 게임의 규칙(나는 패턴이라
고 부르겠다)은 ‘불은 타오른다’나 ‘자동차가 전진하는 원리’ 같이 자명한 현실의 규칙을 인식
하는 것과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처리된다.
세상에는 게임을 보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득하며, 그렇게 접근하면 세상
의 요소는 게임이 된다. 게임은 마치 인생에서 마주치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풀어내야
하는 퍼즐과 같다. 게임을 배우는 과정은 자동차 운전, 만돌린 연주, 7 곱하기 7을 배우는 과
정과 같다. 우리는 기저에 깔린 패턴을 학습하고, 그것을 완전히 꿴 다음, 필요할 때 재사용할
수 있게 정리하여 보관해둔다. 게임과 현실 사이의 유일한 차이는 게임에 걸린 판돈이 현실보
다 적다는 것뿐이다.
054 Chapter 3 게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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