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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로서 부족한 내 능력 탓이겠지만, 그래도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다른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자기 마
            음인데도 그걸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세요?”라고 물으면 마치 외계어라도 들은

            듯한 표정을 짓고 “1년, 5년 그리고 10년 뒤에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야기해주세요”라고 하면 우물쭈물 답을 못합니

            다. 우리를 끊임없이 갈망하게 만드는 욕망의 시대를 살고 있

            는데도, 정작 자기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를 제대로 드러낼 줄
            은 모르는 것이죠.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면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잃어버립

            니다. 열심히 살아도 기쁨을 느끼지 못합니다. 노력해도 감동

            이 없으니 허무함만 남습니다. 타인의 욕망을 제 것인 양 쫓아
            가면 번아웃과 우울증이 벌칙처럼 따라붙습니다. 솜사탕인줄

            알고 움켜쥐었는데 화들짝 놀라서 손바닥을 펼쳐보니 가시였

            던 것입니다.
              신이 우리에게 내어주신 단 하나의 인생 숙제가 있다면 그

            건 바로 ‘이 세상 그 누구와도 다른,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일

            겁니다. 세속적인 성공만 좇는다면 이런 소명은 이룰 수가 없
            습니다. 거짓 자아를 진짜라 믿고 살면 진정한 자기로부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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