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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처음 스크리브너를 접한 것은 학부 졸업 논문을 쓰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지금의 스크리브너
                  처럼 강력한 글쓰기 도구를 원했지만, 그때 막 출시되었던 스크리브너는 사용자 경험이나 인터페이스 면에서
                  그리 훌륭하다고 하기 어려웠습니다.

                  이후 저는 좋다고 알려진 온갖 애플리케이션을 기웃거리며 제게 맞는 완벽한 집필 도구를 찾으려 애썼습니
                  다. 고생 끝에 도달한 종착지가 결국 출발지인 스크리브너라는 점은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고향
                  에 돌아온 듯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마침내 파랑새를 발견한 치르치르 남매의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그간 스크리브너는 어마어마하게 강력해졌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불안정성 문제까지 말끔하게 털어버렸습니다. 개발사인 리터러처 & 라테가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
                  비처럼 거대 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고, 또 한편으로는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스크리브너는 기능이 화려해진 만큼 익히기 까다로운 프로그램이 되고 만 것도 사실입니다. 서양에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라는 속담이 있지요.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디테일의 끝판
                  왕인 스크리브너는 가히 악마의 소굴이라 부를 만합니다.


                  저 역시 직업 작가로서, 작가란 아주 인내심 없는 이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작가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스크리브너는 즉각 폐기되어버릴 것입니다. 직장인은 엑셀을 피해 갈 수 없고 그래픽 디자이너는 싫어도 포토
                  샵을 사용해야 하지만, 작가는 워드프로세서만 사용해도 일단 일은 되니까 말이지요. 이것은 작가들에게도 큰
                  손해입니다.

                  저는 스크리브너가 버려지지 않도록 아주 근본적인 지점부터 심각하게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결실로서 완성된 것입니다. 스크리브너의 입문서로서, 이 책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올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이 책의 안내를 따라 악마의 소굴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성배를 획득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이 지금처럼 멋진 모습으로 나오기까지 길벗 식구들이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IT실용서팀의 박슬기 에
                  디터님과 연정모 에디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연정모 에디터님은 IT실용서에 입문한 초보 작가를
                  위하여 몸소 디테일의 악마와 맞서 싸워주셨습니다. 그 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아무쪼록 이 책과 함께, 그리고 스크리브너와 함께 작가님들의 삶과 작품이 기쁨으로 가득차기를 기원합니다.


                                                                                        2023년 4월,

                                                                                      최은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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