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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이 정도다. 게다가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도 별로 없다. ‘경제 전
문가들은 여섯 차례 경기후퇴 가운데 아홉 번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오래된 농담이 있는데, 이 농담은 진리를 담고 있다. 실제로 1990년대
에 전 세계에서 경기후퇴가 60차례 있었는데, 경제 전문가들이 한 해
앞서서 경기후퇴를 예측한 경우는 딱 두 차례다. 21
그런데 이런 결과는 경제 전문가들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다. 예측
의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일이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자기
가 하는 예측에 내재하는 불확실성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데 서툴거나
아예 관심이 없다. 이처럼 지나친 자신감 또는 자기과신에 물든 예측
은 경제뿐 아니라 의학, 정치, 금융, 심리학 등 다른 분야의 예측에서도
나타난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예측할 때나(필
립 테틀록이 연구했던 정치 전문가들이 그랬다) 통계 모델을 이용해
예측할 때(5장에서 묘사했던 빗나간 지진 예측 대부분에서 그랬다) 일
어나는 것 같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다른 분야 전문가들에 비하면 변명의 여
지가 별로 없을 듯하다. 우선 그들이 한 예측들은 자기과신에 물들었
을 뿐만 아니라 현실 감각도 형편없어서 실제 GDP 성장률을 엄청나
게 큰 규모로, 다시 말해 경제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정도
로 잘못 예측했기 때문이다. GDP 같은 변수들을 예측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언제부터냐 하면 1946년의 ‘리빙스턴 서베이
Livingston Survey’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노력의 결과는 잘 정리되고 기
록되어 있어서 언제든 자유롭게 참조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 전문가
들은 자기들 예측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피드백하고 보정해서 예측의
06. 경제 예측│불확실성, 변동성, 편향에 대처하는 법 | 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