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P. 7

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러자 그녀는 “어머, 당연하잖아요. 인생이

                   란 말이죠.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라고 말했다. 이
                   어서 덧붙이기를 “언제 새 애인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고!”라며

                   장난스럽게 웃어 나를 놀라게 했다.

                    나이가 들수록 편안함에 비중을 두는 사람들이 많다. 편안한
                   것도 좋지만 조금 불편하다 싶어도 긴장감 있게 자신을 꾸미는

                   것도 나는 좋아 보인다. 조금 불편해도 하이힐을 신고 조금 불편

                   해도 보기에 예쁜 옷을 입는 것, 그럼으로써 더 설레고 두근거리

                   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지 않을까? 그녀가 편안함
                   과 ‘밀당’을 하는 모습이 멋있다.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

                   내는 말과 행동에서 큰 힘마저 느껴진다.



                    ‘나도 90세에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나라면 유품 정리나 묫자리를 미리 봐두는 등 인생의 마지막

                   을 준비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나에게 로망

                   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까, 저절로 쓴 웃음이 나왔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설레는 감정을 가지며 살고 싶다. 그러

                   자면 생생한 긴장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20
   2   3   4   5   6   7   8   9   1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