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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얌전한 이미지가 미덕으로 받아들여진

                        다. 마담 콘시니에게서는 배려 깊고 유머러스한 모습은 있어도
                        보살핌을 받고 싶어 하거나 눈치를 보는 모습은 조금도 없었

                        다. 그런 점에서 내 눈에는 그녀가 할머니가 아닌 여성으로 보

                        였다.
                          ‘90세에 매일 아침 란제리부터 고른다고?’라며 처음에는 설마

                        했다. 거의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데 굳이 그렇게 할까 싶었던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편견은 맨발을 보일 일 없는 한겨울

                        에도 상큼한 핑크색으로 패디큐어를 받은 마담의 고운 발을 보
                        고 바로 깨지고 말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오늘 저녁식사에 초대받았어요. 신사 분이 에스코트하러 올
                        거예요.”

                          어느 날인가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종아리까지 오는

                        길이의 검정 레이스 드레스 차림에 화려한 보석이 어우러진 마

                        담 콘시니는 우아한 귀부인의 모습 그 자체였다. 친척이라는 젊
                        은 신사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계단을 내

                        려가 차를 타는 모습에서 품격이 느껴졌다.

                          “늘 예쁘게 하고 계셔서 보기 좋아요. 그 비결이 궁금해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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