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P. 6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가브리엘과 장
Gabrielle et Jean 1895~1896
캔버스에 유채, 65x54cm, 파리, 오랑주리미술관
1894년 9월 15일에 태어난 둘째 아들 장 르누아르는 이 그림의 모델일 때
도 여전히 어린 나이였다. 이 작품은 르누아르가 1895년과 1896년 사이
에 장과 유모 가브리엘 르나르를 그린 작품 두 점 중 하나다. 아내 알린 샤
리고Aline Charigot의 사촌이었던 가브리엘은 장이 태어나기 몇 주 전부터
르누아르의 집에 머물렀는데, 장이 태어난 뒤로 장과 가브리엘은 르누아
르 그림의 단골 모델이 되었다. 이 그림에서 가브리엘은 왼팔로는 장을 감
싸안고 오른손으로는 암소 인형을 들고 장의 주의를 끌고 있다. 장은 손
에 알 수 없는 물건을 쥐고 있다. 일부러 미완성으로 남겨둔 테이블과 장
난감은 초록색 태피스트리 배경과 함께 관객의 시선을 두 모델의 얼굴로
집중시킨다. 반면 장의 금빛 곱슬머리와 가브리엘의 갈색 머리카락 일부
가 이마 위로 내려온 모습은 훨씬 더 정확한 터치로 표현됐다. 가브리엘은
장을 어르고 달래는 데 선수였다. 장과 가브리엘이 함께 나오는 그림을 보
면 가브리엘은 언제나 장을 품에 안고서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함께 놀아
주고 있다. 훗날 장 르누아르는 아버지에 관해 쓴 책에서 가브리엘과 자신
이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 포즈를 취해야 할 때마다 가브리엘이
항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의 동화를 큰 소리로
읽어주곤 했다고 회상했다. 1 르누아르의 작업실에서 산만한 어린이가 힘
1
겹게 참아낸 시간은 장과 아버지 르누아르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따 장 르누아르,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나의
아버지Pierre-Aguste Renoir, mon père》,
뜻한 작품으로 남았다. M. D. 갈리마르, 1981, p. 437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