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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께서 친히 무기를 주셨는데 저따위 돌멩이를 주워서 가겠다고?”
“키가 3미터나 되는 용사 골리앗과 싸워야 하는데, 죽고 싶어서 환
장했나 봐.”
다윗은 귀를 닫았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골리앗을 상대하
려면 더 나은better 무기로 싸워야 한다는 압박을 뿌리쳤다. 목동 생활을
하며 늑대와 곰을 때려잡을 때 썼던 자신만의 차별화된different 무기를
택했다. 그리고 승리했다.
만약 다윗이 사울 왕이 준 무기로 싸우려 했다면 어땠을까? 시작부
터 끝난 게임이다. 다윗의 강점은 사라진다. 비슷한 무기로 오랫동안
훈련해온 거인 골리앗의 판이 된다. 골리앗 입장에서는 이처럼 손쉬
운 상대가 없다. 큰 키와 압도적인 파워로 다윗을 짓눌렀을 것이다.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골리앗 같은 거대 브랜드와 상대할 때 필요
한 것은 골리앗의 창이 아닌 다윗의 물맷돌이다. ‘나음’보다 ‘다름’으로
싸워야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브랜드는 거꾸로 한다. 1등의 전략을
흉내 낸다. 1등과 엇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우리 제품이 더 낫다고 주
장한다. 정작 사람들은 가수 장기하의 노랫말을 떠올린다는 것이 함
정이지만.
“그건 니 생각이고.”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골리앗과 맞닥뜨린다. 그 골리앗은 시장 점
유율 1위의 브랜드일 수도 있고, 100년 전통의 거대 잡지사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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