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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구두를 닦으면서 그의 투자 일대기를 듣고 기사를 썼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구두를 닦으며 주식 고수가 되었다는 그 기사는
당시 업계에 두고두고 회자됐다. 상장기업 최고경영자도 만나봤고,
생산공장은 물론 온갖 주주총회를 다녀봤지만 사실은 그때가 가장
가슴 뛰는 순간 중 하나였다. 그때부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 있는 투자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생
각이 들었다.
그동안 실력 있는 투자 전문가는 무수히 만났다. 제각기 잘하는
분야가 있었고 하나같이 큰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쟁쟁한 이들이
었다. 하지만 ‘진짜 고수’는 힘들게 일해 마련한 피 같은 종잣돈으로
직접 투자하고 자산을 불린 이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고
객의 돈이 아니라 자기 돈으로 리스크를 감당하며 투자해서 자산가
반열에 오른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전문가보다 다양한 개성과 배경을 지닌 개인
투자자들을 소개하고자 했다. 진지하게 책상에 앉아 전문가의 분석
과 전망을 들으며 학습하기보다는, 자기보다 조금 더 나은 주변 친
구들의 투자 이야기를 듣고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찾아 소통하게
끔 하고 싶었다. 자신이 선호하는 투자 영역에서 오랫동안 투자를
해온 이들은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과 노하우가 있다. 반면 전문가
라 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리스크를 져가며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은
실전에서 젬병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주변에 숨어 있는 투자 고수들을 발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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