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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아이잖아.” 그는 서서히 소총을 내리고 현장을 다시 보았

                고,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열 살 남
                짓으로 보이는 소년 하나가 길게 늘어선 소들을 이끌고 있었

                다. 그가 두려워했던 AK-47은 어이없게도 소 떼를 모으는
                막대기였다.

                   그 뒤로 몇 년 동안 남자는 어딘가 찝찝한 이 사건을 이해
                하려고 애썼다. 어쩌다 내가 바로 눈앞에서 일어난 것도 잘못

                보고 아이를 죽일 뻔했지? 뇌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의 뇌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의 뇌는 작동

                해야 하는 대로 정확히 잘 돌아가고 있었다.
                   과거의 과학자들은 뇌의 시각계가 일종의 카메라처럼 작

                동하여 바깥세상에 있는 시각정보를 감지해서 마음속에 사
                진과 같은 이미지를 구성한다고 믿었다. 오늘날 우리는 이보

                다 더 잘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세상을 사진처럼 바라보지 않
                는다. 시각이란 뇌가 구성하는 것인데, 이는 매우 매끄럽고

                설득력이 높아서 마치 아주 정확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때
                로는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막대기를 든 열 살짜리 소년을 소총을 든 어른 게릴라로
                보는 것이 왜 지극히 정상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뇌의

                관점에서 상황을 들여다보자.
                   태어난 순간부터 마지막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까지 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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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강_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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