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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데스의 이론에 따르면 변화와 운동은 둘 다 뭔가가 존재하지
않게 되거나 그 자리에 새로운 뭔가가 존재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다. 그렇다면 뭔가가 맨 처음에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
뭔가가 생기기 전에는 ‘무 無 ’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는 존재
할 수가 없다. 만약 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뭔가’가 되지 않겠
는가? 따라서 변화와 운동은 환상에 불과하다. 그리고 변화와 운
동이 없다면 시간 따위는 없다. 증명 완료!
반면에 유동성의 아버지, 헤라클레이토스는 달랐다. 헤라클레
이토스는 파르메니데스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다(앗, 그
러고 보니 파르메니데스에게는 세상 모든 사람이 같은 시대에 사
는 사람이겠구나). 헤라클레이토스에 따르면 우주에 관한 ‘하나
의 궁극적인 진실’은 우주가 항상 그리고 끝없이 변화한다는 것
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예컨대 녹아서 물웅덩이로 바뀌기 직전
인 눈사람을 생각해보자. 세상 만물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은 유
동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사람은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강이 계속 흐르기 때문에 매 순간
새로운 물로 바뀐다는 뜻이다. 따라서 강물은 항상 유동적인 상
태다. 몇몇 학자들은 헤라클레이토스의 격언을 “강물에 발을 담
하버드 철학자들의 인생 수업 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