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P. 11
한 행정적 결재나 문서는 많지 않다. 서류를 아예 없애도 봤
었는데, 동아리인지 회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행정 절차를
일부 도입했다. 나중에 귀찮으면 다시 없앨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기획자들은 생활이 꽤 화려하다. 그들을 보고 있으
면 모든 기획자들이 패션 센스가 뛰어난 것 같다. 그뿐 아니
라, 그들의 SNS를 들여다보면 매일같이 해외 어느 유명 호텔
에, 유명 장소에 체크인 했다는 인증샷들이 올라온다. 소주
보다는 고급 위스키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기획의 세계
에는 이른바 금수저들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 생활. 기획자들의 생활이
다. 함정이 하나 있다면, 그런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
은 지극히 일부라는 점. 또 하나의 함정은 엄청나게 높은 업
무 강도와 평균 대비 짧은 수명이다. 살아갈 날을 줄이더라
도 기획물을 통해 영원히 살고자 하는 사람들. 알아서 몸 관
리를 하지 않으면 요단강 건너갈 수도 있다는 농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사람들. 기획이 뭐길래 대체 그들은 목숨을 걸
고 이렇게 유난을 떠는 걸까. 난 왜 그렇게 살고 있는 걸까.
사실 기획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쉽게 말하면, ‘어떻게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곧 기획이다. 기획은 ‘어떻게 하면’이
라는 ‘방법 How ’의 차원, ‘하면’이라는 ‘실행 Implementation ’의 차원,
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