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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파리에서는 저명한 신경학자 장 마르탱 샤
르코Jean Martin Charcot가 프레이저의 저서보다 결코 중요성이 덜하
지 않은 저작물들을 발표하고 있었다. 히스테리와 실어증, 최면 상
태 등을 다룬 이 저작들은 또한 그의 연구 결과가 도상학 및 예술
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1885년 샤르코와 함께 1년
을 보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20세기의 첫 사반세기 동안 히스테
리 그리고 꿈과 신화에 관한 연구를 전에 없이 발전시켰다. 프로이
트에 따르면 신화는 심리학적으로 꿈과 통한다. 신화는 말하자면
집단의 꿈이요, 꿈은 개인의 신화다. 프로이트는 신화와 꿈이 모두
유아기의 근친상간 욕구가 억압되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했
다. 종교와 신경증의 본질적인 차이는 오로지 종교가 좀 더 공공적
이라는 점뿐이다. 신경증을 앓는 사람은 고립되어 수치심과 외로
움을 느끼나, 신들은 우주적 화면에 투영된 집단 이미지다. 하지만
무의식적이고 강박적인 공포와 망상이 표출된 것이라는 점에서는
양자가 동일하다. 나아가 프로이트에게 모든 예술, 특히 종교예술,
그리고 모든 철학은 병리적으로 설명된다. 문명 자체가 유아기에
겪은 무의식적인 좌절에 대한 병리적 대체품이다. 그 때문에 프로
이트는 프레이저와 마찬가지로 신화와 마술, 종교의 세계를 부정
적으로 평가하며, 끝내는 과학이 이들 세계를 반박하고 능가하고
대체할 것이라고 봤다.
26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