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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 하지만,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상에 즐거움을 잃어간다.

               집은 아주 기능적으로 설계되고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

            지 않는 한 점차 단조로워진다.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이

            보인다. 다양성의 부족은 무심함에서 비롯되는 문제일지
            도 모른다. 음악도 아침저녁으로 같은 곡을 틀지 않는데

            하물며 왜 같은 그림을 같은 벽에 일 년 내내 걸어놓아야

            하는가? 그 그림을 잘 보이는 곳에 붙였을지는 모르나, 당

            신이 그걸 바라보지 않은 지 분명 꽤 오래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라보며 즐기지도 않을 그림을 왜 벽에 걸어놓
            았는가?

               다시 그림이 주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면 여기 시도해

            볼 만한 실험이 있다. 명화가 잔뜩 실린 책들은 가끔 아주

            싼 값에 살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한 권 사서 한 장

            을 떼어놓아라. 가끔 들여다볼 수 있는 곳, 예를 들면 식
            탁 위 같은 곳에 한 장을 펼쳐둔다. 그림을 하루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바꾸자. 스스로 느끼겠지만 각각

            의 그림을 점점 더 보고 싶어질 것이고, 어쩌면 좀 더 큰

            그림을 사서 벽에 걸어두고 자주 바꿔 걸어야겠다고 생각

            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음악은 그때그때 내가 듣고 싶
            은 것으로 더 쉽게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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