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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법
카페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한 남자가 전화를 받는데,
대화 내용으로 짐작건대 그는 세무사인 듯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명 기업의 사장이 경주마를 샀다고 한다.
그 말을 구입한 비용을 둘러싸고 세무서와 옥신각신하는
모양이다.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보니 주위에 있던
손님들도 무심코 남자에게 주목한다. 게다가 이 남자의 말솜씨가
뛰어났기에 모두 이야기에 빠져들어 숨죽여 웃고 있다.
보통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여겨지지만, 이렇게 주위 사람들에게 ‘실제 피해’를
주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나 주어를 ‘가게 안의 손님들’이 아니라 대화 상대방인
‘사장’으로 바꿔보면 어떻게 될까?
이 세무사는 비밀을 유지할 의무를 위반하고 고객의 문제를
공공장소에서 떠벌린 셈이 된다. 우연히 언론 관계자가 주변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랬다면 좋은 기삿거리가 될
것이고, 이 건으로 꼬투리를 잡혀 결과적으로 그 사장의 회사가
탈세를 조장했다는 기사로 신용에 먹칠을 당할 수도 있다.
이처럼 주어를 바꿔보면 실제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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