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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비록 예언이라는 발상, 곧 숙명주의·점술·

                    미신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발상에 근거하긴 하지만 동시에 좀 더 현대
                    적이며 근본적인 생각, 곧 우리가 데이터 속 신호들에서 편익을 취할

                    수 있도록 신호를 해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한 제시한다. 카시우

                    스는 카이사르를 제거할 음모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면서 브루투스에
                    게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언젠가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된다.”
                      사람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점차 퍼지고 있었다. 오늘날

                    ‘예언하다predict’와 ‘예측하다forecast’는 말은 별 구분 없이 쓰인다. 하지

                    만 셰익스피어 시대에 두 단어의 의미는 완전히 달랐다. 전자는 예언자
                    나 점쟁이가 쓰는 말이었고, 후자는 카시우스의 발상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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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ecast는 독일어가 어원이고,  predict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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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예측forecasting은 신성로마제국의 세속이 아니라 새로이 등장한 프
                    로테스탄트의 세속을 반영했다. 예측한다는 것은 전형적으로 불확실

                    성이라는 조건에서 계획을 세우는 일을 의미했다. 예측은 신중함·지

                    혜·부지런함을 전제로 하는데,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통찰foresight’이
                    라는 단어와 뜻이 비슷했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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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발상이 내포하는 신학적 의미는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지상
                    의 존재에게는 덜 복잡했다. 그 의미들은 프로테스탄트의 노동관(근면
                    과 검약을 강조하는–옮긴이)과 강력하게 연관되어 있었는데, 막스 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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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 Weber는 이것이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을 가져온다고 보았다.  이렇
                    게 예측이라는 발상은 진보라는 개념과 굳게 연결되어 있었다. 책에

                    담긴 모든 정보는 우리가 자기 삶을 계획하고 세상사를 유익하게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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