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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50세 생일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파티 내내 나이 얘기

                        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생일 주인공
                        역시 “어느새 오십이 되었네요…….” 같은 인사말 따윈 하지 않

                        는다. 다른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나이

                        는 모른 채 파티에 갔지만 어차피 아무도 그녀의 나이를 궁금해
                        하지 않았다. 애초에 나이라는 것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케이

                        크에 초는 하나. 파티의 주인공은 그녀의 나이가 아니라 그녀라

                        는 사람이다.



                          프랑스에 있으면 이런 식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살아갈 수 있

                        다. 일본을 비롯한 동양권 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문화다. 특히 일

                        본은 그 사람과 나이가 세트처럼 인식된다.
                          “이름 뒤에 붙어 있는 (49)는 무슨 의미야?”

                          언젠가 남편이 내게 물었다. 텔레비전과 잡지, 신문 등에서 봤

                        다고 하는데 신기했던 모양이다.

                          “당연히 나이잖아!”
                          내가 대답하자 “그렇군. 미국에서는 ‘연봉 10만 달러’처럼 돈

                        이 중요한 숫자라고 하던데 일본에서는 그게 나이구나.” 하고 고

                        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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